- 우리나라 작부체계의 변천과 발전 방향
우리나라 논과 밭의 작부체계는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 우리나라 작부체계의 변천 및 발전 방향은 다음과 같다.
- 논 작부체계의 변천
1910년대에 경기 · 강원 · 충청지방은 답리작(벼를 수확한 논에 보리나 채소 등을 심는 일)이 일부 있었으며, 전라 · 경상지방은 논 면적의 약 20%가 답리작이었다. 식량 증산이 절실하였던 1960년대에는 논 면적의 약 80%에 답리작이 이루어졌다. 1970년대부터 논 작부체계는 전통적인 벼+맥류 체계에서 벗어나 채소와 잡곡을 위주로 한 경제작물(다른 작물을 경작했을 때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작물을 뜻한다)이 답리작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는데, 2003년 맥류의 답리작은 4.5%만이 유지되었으며 전남 · 전북 및 경남지역에 한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2000년대의 지역별 논 작부체계
1) 경기도 : 벼+청예호밀(곡알이 여물기 전에 줄기와 잎을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재배하는 호밀, 사료작물임), 벼+헤어리베치, 벼+찰쌀보리
2) 강원도 : 벼+청예호밀, 벼+보리, 벼+마늘, 벼+자운영
3) 충청남 · 북도 : 벼+보리, 벼+청예호밀, 벼+헤어리베치, 벼+사료용 보리, 벼+라이그래스, 벼+자운영, 벼+호밀
4) 전라남 · 북도 : 벼+보리, 벼+맥주보리, 벼+마늘, 벼+밀, 벼+자운영, 벼+양파
5) 경상남 · 북도 : 벼+보리, 벼+맥주보리, 벼+양파 · 마늘, 벼+하우스 무, 벼+감자, 벼+시설 고추, 벼+딸기, 벼+호밀, 벼+헤어리베치, 벼+청예호밀, 벼+자운영, 오이 · 수박 · 참외+벼
상기 조사된 논 작부체계를 지역별로 보면, 답리작으로 사료작물과 녹비작물의 재배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밭 작부체계의 변천
1900년을 전후하여 춘파 지대인 북한에서는 단작(같은 땅에서 1년 동안 작물을 한 번 심어 거두는 것) 또는 춘파 대맥, 두류, 조, 감자, 옥수수 등을 도입한 2년 3작 형태의 작부체계가 이루어졌다. 추파 지대인 남한에서는 보리 · 밀 · 두류 · 조 · 목화 등의 1년 2작, 2년 3작 또는 2년 4작의 작부체계가 행해졌으며, 특히 경기 이남에서는 맥후작(맥류를 수확한 뒤의 농사)으로 콩 · 목화 등이 재배되었다.
2000년대의 지역별 밭 작부체계
1-1) 경기도 여름작물 : 고구마, 고추, 고추 단작, 강낭콩, 메밀, 옥수수, 옥수수(찰), 콩, 참깨
1-2) 경기도 겨울작물 : 밀, 보리, 귀리, 청예호밀, 헤어리베치, 마늘
2-1) 강원도 여름작물 : 고랭지배추, 메밀, 참깨, 들깨, 콩, 풋콩, 감자
2-2) 강원도 겨울작물 : 마늘, 보리, 양파, 헤어리베치, 호밀
3-1) 충청남 · 북도 여름작물 : 감자, 강낭콩, 고구마, 고추, 고추 단작, 들깨, 메밀, 배추, 옥수수, 옥수수(찰), 옥수수(풋), 콩, 올콩, 콩 단작, 참깨
3-2) 충청남 · 북도 겨울작물 : 라이그래스, 마늘, 밀, 보리, 청예호밀, 헤어리베치, 호밀
4-1) 전라남 · 북도 여름작물 : 고구마, 고추 단작, 들깨, 밭벼, 수수 교잡종, 옥수수, 참깨, 콩
4-2) 전라남 · 북도 겨울작물 : 라이그래스, 마늘, 밀, 보리, 양배추, 양파, 옥수수(풋), 귀리, 청예호밀, 헤어리베치, 당근
5-1) 경상남 · 북도 여름작물 : 감자, 고구마, 고추, 고추 단작, 들깨, 메밀, 밭벼, 배추, 수수 교잡종, 옥수수, 참깨, 콩, 올콩
5-2) 경상남 · 북도 겨울작물 : 당근, 라이그래스, 마늘, 밀, 보리, 양배추, 양파, 귀리, 옥수수(풋), 청예호밀, 헤어리베치, 호밀
밭 작부체계를 지역별로 보면 상기와 같이 작부 조합의 종류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에는 맥류+두류, 맥류+고구마 등 식량 생산 위주의 작부체계가 주를 이루었다. 1980년대에는 맥류+두류 체계가 40%대로 줄어들었고, 그 대신 담배+두류, 감자+채소 등의 작부체계가 증가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밭에서의 맥류 재배는 거의 쇠퇴하였고 참깨 · 감자 · 채소 등의 원예작물이 도입된 작부체계가 주류를 이루었다.
밭은 논과 달리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이 많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작부 조합의 종류도 다양하다. 전국적으로 2모작 재배가 가능한 대표적인 여름작물은 콩 · 옥수수 · 참깨이며, 특히 참깨는 재배기간이 짧아 김장용 채소 등과 2모작이 가능하다. 겨울작물로는 내한성이 강한 호밀과 헤어리베치가 피복 및 녹비작물로서, 그리고 남해안 지역의 마늘 · 양파 등이 유망해 보인다.
지구의 온난화와 찰쌀보리(보리를 육성한 품종의 하나로 찰성, 내한성, 내도복성을 높인 쌀보리 품종)의 개발로 동해안 지역뿐만 아니라 현재 중북부 서해안 지역에서도 곡실용 보리의 재배가 가능해졌으며, 중부지역에서는 여름철 옥수수와 겨울철 호밀을 조합한 사료작물의 작부체계가 자리 잡았고, 남부지역에서는 옥수수와 호밀 외에 여름철 수수-수단그래스 교잡종 및 이탈리안그래스가 도입된 작부체계가 늘어나고 있다.
- 작부체계의 발전 방향
우리나라의 작부체계는 한 필지(구획된 논, 밭, 임야, 대지 등을 세는 단위)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던 소규모 자급형 밭작물 재배에서 단일작목 위주의 주년재배(사계절이 있는 지역에서 봄과 여름에만 생산되는 작물을 고온기인 여름이나 저온기인 겨울에도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을 이용하여 일 년 내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작물을 재배하는 일) 형식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평지에서는 비닐하우스의 재배면적이 많이 늘어났다.
또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보리 등의 곡물 재배가 기피되고, 소득에 유리한 과수와 채소 등 원예작물의 경작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고소득 위주의 고 투입 농업은 환경의 부담을 가중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작부체계의 발전 방향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합리적 작부체계는 농가소득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식량을 증산하고 지력을 유지 · 증진하며 유기농업 등 친환경농업의 방식을 도입하여, 저투입 지속적 농업을 가능케 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2) 논에 벼를 중심으로 한 적절한 작부체계의 개발을 위해서는 전후 작물, 특히 쌀의 생산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충분한 생육기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2모작 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식량 생산의 증대를 위한 합리적인 벼-맥류의 2모작 작부체계를 위해서는 벼의 본답생육기간을 140~150일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남부 평야 지대에 제한시키고 맥류의 수확이 5월 말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맥류의 품종개발과 재배 기술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4)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고소득 채소 작물의 소규모 집약재배를 중심으로 한 채소-벼 작부체계를 위해서는 쌀 수량성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벼 생육기간 90~100일의 단기 생육성 품종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5) 중북부 평야지의 논 이용률 증대를 위해서는 사료작물을 도입한 벼-사료용 작물의 작부체계를 발전시킴으로써 토양 보존과 겨울철 논의 녹지화로 논의 공익적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6) 작물의 재배 특성상 벼 · 콩 · 맥류와 같은 작물을 이용한 작부체계를 도입 · 정착하는 것이 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환경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논의 작부체계를 벼와 맥류, 벼와 녹비작물, 벼와 사료작물의 작부체계가 확립되고 시설재배 논에서는 벼와 시설채소의 작부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7) 남부지역인 경남 · 북, 전남 · 북 지역에서는 벼와 맥류의 작부체계에 큰 문제가 없지만, 충남 · 북 이북에서는 맥류의 숙기와 벼 이앙기 간에 경합하여 곡실 생산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중 · 북부지역에서는 곡실 생산보다 사료용 청예나 총체맥류(보리 종류 전체) 생산으로 답리작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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