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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학 공부

80. 연작과 기지

by 잡학농부 2022. 10. 14.

- 연작과 기지

연작과 기지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작물의 종류와 기지, 기지의 원인, 그리고 기지에 대한 대책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 연작과 기지란 다음과 같다.

동일한 포장(논과 밭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에 같은 종류의 작물을 계속해서 재배하는 것을 ‘연작(이어짓기)’이라 하고, 연작을 할 때는 작물의 생육(작물이 나서 길러지는 것)이 뚜렷하게 나빠지는 일이 있는데, 이를 ‘기지’라고 한다.

 

수익성과 수요량이 많고 기지현상이 별로 없는 작물은 연작하는 것이 보통이며, 벼농사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기지현상이 있더라도 채소처럼 수익성이 높은 작물은 기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연작한다.

 

- 작물의 종류와 기지

연작의 피해, 즉 기지현상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1. 작물의 기지 정도

1) 연작의 해가 적은 작물 : 벼 · 맥류 · 조 · 수수 · 옥수수 · 고구마 · 무 · 당근 · 연 · 순무 · 뽕나무 · 아스파라거스 · 토당귀(우리나라 당귀를 외국산과 구별하여 일컫는 이름이다) · 미나리 · 딸기 · 양배추 · 꽃양배추 · 목화 · 삼 · 양파 · 담배 · 사탕수수 · 호박 등

2) 1년 휴작이 필요한 작물 : 시금치 · 파 · 콩 · 쪽파 · 생강 등

3) 2년 휴작이 필요한 작물 : 감자 · 오이 · 잠두(콩과의 여러해살이풀) · 마 · 땅콩 등

4) 3년 휴작이 필요한 작물 : 토란 · 쑥갓 · 참외 · 강낭콩 등

5) 5~7년 휴작이 필요한 작물 : 가지 · 수박 · 우엉 · 완두 · 토마토 · 고추 · 레드클로버(콩과의 여러해살이풀) · 사탕무 등

6) 10년 이상 휴작이 필요한 작물 : 인삼 · 아마 등

 

2. 과수의 기지 정도

1) 기지가 문제 되는 과수 : 무화과나무 · 복숭아나무 · 앵두나무 · 감귤류 등

2) 기지가 나타나는 정도의 과수 : 감나무 등

3) 기지가 문제 되지 않는 과수 : 포도나무 · 사과나무 · 살구나무 · 자두나무 등

 

- 기지의 원인

1. 토양 비료분의 소모

연작하면 비료 성분의 일방적 수탈(강제로 빼앗는 것을 이른다. 여기서는 토양 속의 비료분 흡수가 강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이 이루어지기 쉽다. 토란 · 앨팰퍼 등은 석회를 많이 흡수하여 그 결핍증을 나타내기 쉽다.

 

2. 토양 중의 염류집적

하우스재배의 다비연작(거름을 많이 주어 같은 포장에 같은 작물을 해마다 심고 수확하는 것)은 작토층에 염류가 과잉으로 집적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3. 토양물리성의 악화

화곡류( 씨를 맺는 볏과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벼, 보리, 조 등이 있다)와 같은 천근성 작물(뿌리가 땅속 깊숙이 뻗어 들어가지 않고 지표 근처에 얕게 뻗어 분포하는 식물)을 연작하면 토양이 긴밀화(토양 알갱이 사이사이에 빈틈이 없어져 통기성 및 투수성이 저해됨)해져서 물리성이 악화한다.

 

4. 잡초의 번성

동일 작물을 연작할 때는 특정 잡초가 몹시 번성할 우려가 있다.

 

5. 유독물질의 축적

작물의 유체(죽은 작물의 몸체) 또는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이 동일종이나 유연종( 작물 상호 간의 형상이나 성질 등이 유사한 종)의 작물생육에 피해를 주는 일이 있는데, 연작하면 이 유독물질이 축적되어 기지현상을 일으킨다. 유독물질이 유실되거나 분해되면 기지현상이 줄어든다.

 

6. 토양선충의 피해

연작을 하면 토양선충(지렁이와 비슷한 선형동물 중에서 토양에 사는 선충을 말한다.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이 많으며, 몸길이가 0.3~1mm 정도에 불과해 눈으로 관찰하기가 어렵다)이 번성하여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고, 또 이차적으로는 병균의 침입도 조장하여 병해를 유발함으로써 기지의 원인이 된다. 밭벼 · 두류(콩, 땅콩 등) · 감자 · 레드클로버 · 사탕무 · 무 · 인삼 · 제충국(국화과의 붉은 제충국과 흰 제충국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 우엉 · 가지 · 호박 · 토란 · 복숭아나무 · 무화과나무 · 감귤류 등에서는 연작에 의한 선충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토양전염의 병해

연작하면 토양 중의 특정 미생물이 번성하고, 그중 병원균은 병해를 유발하여 기지의 원인이 된다. 토양전염 병해의 예를 들어 보면 토마토(풋마름병) · 아마(잘록병) · 사탕무(뿌리썩음병 · 갈색무늬병) · 강낭콩(탄저병) · 인삼(뿌리썩음병) · 수박(덩굴쪼김병) · 완두(잘록병) · 백합(잘록병) · 목화(잘록병) · 가지(풋마름병) 등이 있다. 여기서, 풋마름병은 잎이나 뿌리 따위가 시들거나 썩는 병을 이른다. 잘록병은 발아 직후 유묘에 발생하는 식물 병 중에 하나로 지표면에 가까운 줄기가 연화되고 잘록이 생기며 말라 죽는다. 탄저병은 곰팡이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병으로 초기에는 반점이 생기고 진전되면 갈색으로 변하며 점차 회색이나 흑색으로 변하는 증상을 보인다.

 

- 기지 대책

1. 윤작

윤작(돌려짓기)하면 기지현상을 경감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

 

2. 담수

담수상태에서는 밭 상태에서 번성하는 선충 · 토양미생물이 감소하고, 유독물질의 용탈(토양의 구성요소나 비료 성분이 물에 의해 이동하는 것)도 빠르다. 벼를 밭에 재배하면 곧 기지현상이 발생하지만, 논에서는 그렇지 않다.

 

3. 토양소독

토양선충이 기지의 원인일 때에는 살선충제로 토양소독을 하고, 병원균에 대해서는 살균제로 토양소독을 한다.

 

4. 유독물질 흘려보내기

기지의 원인이 유독물질인 경우(복숭아 · 감귤류 등)에는 알코올 · 황산 · 수산화칼륨 · 계면활성제의 희석액이나 물을 넣어서 유독물질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5. 객토 및 환토

기지성이 없는 새 흙을 객토(토질을 개량하기 위해 다른 곳의 질 좋은 흙을 퍼와서 논밭에 옮기는 것을 이른다)하면 기지현상이 경감된다. 과수의 기지성은 어릴 때 심하므로 묘목을 심을 때 새 흙을 넣어주면 생육이 좋아진다. 하우스재배 등에서 염류가 과잉 집적되면 배양토를 바꾸도록 한다.

 

6. 접목

수박 · 멜론 · 가지 · 포도 등은 저항성 대목에 접목하면 기지현상을 경감하거나 방지할 수 있다.

 

7. 지력 배양

지력 저하가 원인이 되는 기지에 대해서는 심경(땅을 깊이 가는 것), 퇴비다용(거름을 충분히 사용함), 결핍 성분 및 미량요소의 시용 등으로 기지를 경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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