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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학 공부

49. 한해(drought injury)와 한해 대책

by 잡학농부 2022. 9. 13.

- 한해와 한해 대책

 

- 한해(drought injury)란 다음과 같다.

한해란 상당 기간 강수가 없어 토양수분이 부족하게 되어 작물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말한다. 한해는 관개시설(많은 수확을 위하여 논밭에 물을 대고 빼는 시설. 수원 확보 시설, 물 대기 시설, 배수 시설 따위로 이루어진다)이 좋아진 논에서보다 그렇지 못한 밭에서 더욱 심각한 농업 기상재해이다.

 

- 한해의 발생

토양이 건조하면 식물체 내의 수분함량도 감소하여 생육이 나빠지고, 심하면 위조(쇠약하여 마름)·고사(나무나 풀 따위가 말라 죽음)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봄과 가을에 강우량이 적어서 밭작물은 항상 건조의 피해를 입고, 관개시설이 없는 논에서는 모내기가 불가능하거나 극히 늦어져서 큰 피해를 입는 일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 현재 약 25만 ha(22%)의 ‘수리 불안전답(빗물에 의하여서만 벼를 심어 재배할 수 있는 논)’이 있고, 밭에는 관개시설이 거의 없어 해에 따라 많은 피해가 발생한다.

 

- 한해의 발생기구

작물의 세포에 수분이 감소하면 수분이 제한인자가 되어 광합성이 감퇴하고, 양분 흡수·물질 전류 등의 여러 생리작용도 저해된다. 효소의 활력이 떨어지고 교란되어 합성 작용은 감퇴하고, 분해작용이 우세하여 단백질과 당분이 소진되어 피해를 받는다.

 

건조하여 세포가 탈수될 때 원형질은 세포막에서 이탈되지 못한 채로 수축하므로, 기계적 견인력을 받아서 파괴된다. 탈수된 세포가 갑자기 흡수할 때도 세포막이 원형질과 이탈되지 않은 채로 먼저 팽창하므로 원형질은 역시 기계적 견인력을 받아서 파괴되는 일이 있다. 세포로부터의 심한 탈수는 원형질이 회복될 수 없는 응집을 초래한다.

 

- 작물의 내건성

작물이 건조에 견디는 성질을 ‘내건성(또는 내한성)’이라고 하며, 여러 가지 요인의 지배를 받는다. 내건성이 강한 작물은 일반적으로 체내 수분의 상실이 적고, 수분의 흡수능이 크며, 체내의 수분보류력이 크고, 수분함량이 낮은 상태에서도 생리기능이 높다.

 

1. 형태적 특성

내건성이 강한 작물은 다음과 같은 형태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1) 표면적/체적의 비가 작으며, 왜소하고 잎이 작다.

2) 뿌리가 깊고, 지상부보다 근군(땅속으로 뻗은 뿌리의 갈래)의 발달이 좋다.

3) 잎 조직이 치밀하며, 엽맥과 울타리조직(잎살을 이루는 조직의 하나. 잎의 위쪽 표피 밑에 있으며 가늘고 긴 세포가 촘촘히 줄지어 있다. 세포 내에 엽록체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광합성을 활발하게 행한다)이 발달하고, 표피에는 각피(생물의 체표 세포에서 분비하여 생긴 딱딱한 층. 몸을 보호하고 수분의 증발을 방지하는 구실을 한다)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기공이 작거나 적다.

4) 저수 능력이 크고, 다육화의 경향이 있다.

5) 기동세포(볏과 식물에서 잎이 말리고 펴지도록 조절하는 세포)가 발달하여 탈수되면 잎이 말려서 표면적이 축소된다.

 

2. 세포적 특성

내건성이 강한 것은 세포나 원형질이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1) 세포가 작아서 수분이 감소해도 원형질의 변형이 적다.

2) 세포 중에 원형질이나 저장양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 수분보류력이 강하다.

3) 원형질의 점성이 높고, 세포액의 삼투압이 높아서 수분보류력이 강하다.

4) 탈수될 때 원형질의 응집이 덜하다.

5) 원형질막의 수분·요소·글리세린 등에 대한 투과성이 크다.

 

3. 물질대사적 특성

내건성이 강한 것은 다음과 같은 물질대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1) 건조할 때 증산이 억제되고, 급수할 때 수분을 흡수하는 기능이 크다.

2) 건조할 때 호흡이 낮아지는 정도가 크고, 광합성이 감퇴하는 정도가 낮다.

3) 건조할 때 단백질·당분의 소실이 늦다.

 

- 생육단계 및 재배조건과 내건성

작물의 내건성은 생육단계에 따라 다른데, 생식생장기에 가장 약하다. 화곡류는 생식세포의 감수분열기에 가장 약하고, 출수개화기와 유숙기에 그다음으로 약하며, 분얼기에는 비교적 강하다.

 

퇴비·인산·칼리를 적게 주고, 질소를 많이 주거나 밀식을 하면 내건성이 약해진다. 작물을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면 내건성이 증대, 즉 경화하는 경향이 있다.

 

- 한해 대책

1. 관개

한해는 토양수분의 부족에서 유발되므로, 근본적인 한해 대책은 관개를 하는 것이다. 근래에는 인공강우의 이용도 시도되고 있다.

 

2. 작물과 품종의 선택

상습적으로 가뭄(한발)이 발생하는 곳에는 내건성이 강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수·조·기장·호밀·밀·앨팰퍼·베치·동부·난지형 목초 등은 내건성이 강하다. 같은 작물이라도 특별히 내건성이 강한 품종이 있다.

 

3. 토양수분의 보류력 증대와 증발 억제

 

ㄱ. 토양입단의 조성

입단의 형성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토양입단을 조성한다.

(‘33. 토양의 구조 및 토층’ 글에 토양입단 형성 방법을 참조하길 바란다)

 

ㄴ. 드라이 파밍

드라이 파밍(dry farming)은 휴작기에 비가 올 때마다 땅을 갈아서 빗물을 지하에 잘 저장하고, 작기에는 토양을 잘 진압하여 지하수의 모관상승을 좋게 함으로써 한발 적응성을 높이는 농법이다.

 

ㄷ. 피복

비닐·풀·퇴비 등을 지면에 피복하면 증발이 경감된다.

 

ㄹ. 중경제초

표토를 쪼아서 모세관을 절단한 다음 잡초를 제거하면 증발산이 경감되어 토양에서 수분 증발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

 

4. 밭작물에 대한 재배대책

1) 뿌림 골을 낮게 한다.

2) 뿌림 골을 좁히거나 재식밀도를 성기게 한다.

3) 질소의 다용을 피하고, 퇴비·인산·칼리를 증시한다.

4) 봄철 보리나 밀밭이 건조할 때는 답압을 한다.

5) 내건성인 작물과 품종을 선택하고, 토양수분의 보류력을 높이며, 증발을 억제하는 조처를 한다.

 

5. 논벼에 대한 재배대책

1) 수리 불안전답은 생력재배(노동력을 절감하거나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경감하는 재배)를 겸하여 건답직파(마른논에 물을 대지 않고 그대로 씨를 뿌리는 일)로 전환한다.

2) 남부의 수리 불안전답에는 품종과 재배법을 고려한 만식(곡식이나 식물을 제철보다 늦게 심는 일) 적응재배를 한다.

3) 손모내기를 할 때는 밭못자리모, 박파묘가 만식 적응성이 강하다.

4) 손모내기의 경우 모내기가 늦어질 때 모의 과숙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모솎음·못자리가식·본답가식·저묘 등이 있다.

5) 모내기가 한계 이상으로 지연될 경우에는 조·기장·메밀·채소 등을 대파(오랜 가뭄이나 홍수 따위로 인하여 씨 뿌릴 시기를 놓쳐 심으려고 한 곡식을 심지 못하고 대신 다른 곡식의 씨앗을 뿌리는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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