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물 유전자의 구조와 발현
- 작물의 염색체와 유전자는 다음과 같다(2).
- 유전자의 구조와 발현
1. 유전자의 구조
생물의 형질은 유전자가 지배하며, 유전자는 염색체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 유전자는 물질적으로 ‘핵산(염기, 당, 인산으로 이루어진 뉴클레오타이드가 긴 사슬 모양으로 중합된 고분자 물질. 유전이나 단백질 합성을 지배하는 중요한 물질로, 생물의 증식을 비롯한 생명 활동 유지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이며, 핵산의 기본단위는 인산, 5탄당 및 염기가 공유결합한 ‘뉴클레오티드(뉴클레오사이드 당 부분에 인산이 결합한 에스터를 통틀어 이르는 말. 핵산을 구성하는 단위이다)’이다. 핵산에는 DNA와 RNA가 있다. 대부분의 생물은 DNA가 유전물질이고, DNA가 발현될 때 RNA가 나타난다.
ㄱ. 핵 내외의 DNA
DNA는 두 가닥의 2중 나선 구조로 되어 있고, 두 가닥은 염기와 염기의 상보적(서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결합에 의하여 염기쌍(base pair, bp)을 이루고 있다. DNA의 2중 나선구조는 왓슨(WATSON)과 크릭(CRICK)에 의하여 밝혀졌다.
DNA 가닥의 염기서열은 단백질에 대한 유전정보이고, 그 단백질의 기능에 의하여 형질이 나타나게 된다. DNA의 염기서열에서 3염기조합(트리플렛, triplet)이 1개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데, 이것이 ‘유전암호’이다.
생물체가 가진 게놈의 염기서열을 결정하는 ‘게놈 연구사업’을 통해 사람을 포함한 여러 동, 식물 및 미생물의 전체 염기서열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사람(x=23)의 게놈지도는 2001년에 완성되었다. 최근에는 게놈 전체의 구조와 기능을 거시적으로 연구하는 ‘유전체학’이 등장하였다.
식물에서 핵 게놈 DNA의 염기쌍은 2 X 10^8 ~ 2 X 10^10 개로 추정되며, DNA의 전체 길이는 수 센티미터에서 20여 미터에 이른다. 벼의 게놈 DNA는 3.9 X 10^8 bp 이고, 여기에 약 5만개의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 DNA는 단백질을 지정하는 ‘엑손’과 단백질을 지정하지 않는 ‘인트론’을 포함한다.
진핵세포(분열하고 있지 않은 시기의 세포에서 핵막으로 싸인 핵을 가진 세포. 한 개 이상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고 유사 분열하며, 세균과 남세균 이외의 모든 동물 및 식물 세포가 이에 속한다)의 DNA는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하여 ‘뉴클레오솜’을 형성하며, 뉴클레오솜들이 나선형 섬유를 만들고, 나선형 섬유가 다시 감기고 압축, 포장되어 염색체 구조를 이룬다. 나선형 섬유를 ‘염색사’라 하고, 염색사의 덩어리를 ‘염색질’이라고 한다. 핵에서 DNA는 염색질로 존재하며, 세포분열 때 염색체 구조로 된다.
식물의 세포질에 있는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는 핵 DNA와는 독립된 DNA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핵외유전자’라고 한다.
ㄴ. 트랜스포존
대부분의 유전자는 염색체상의 일정한 위치에 고정되어 있다. ‘트랜스포존’은 게놈의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삽입될 수 있는 DNA 단편(유전자)이다. 트랜스포존의 절단과 이동은 ‘전이효소(한 화합물에서 아미노기ㆍ알킬기ㆍ아실기 따위의 원자단을 다른 화합물로 전이하는 반응을 촉매시키는 효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 아미노기 전달 효소, 아실기 전달 효소 따위가 있다)’에 의하여 촉매 되며, 전이효소 유전자는 트랜스포존 내에 있다.
트랜스포존은 원핵생물(박테리아)과 진핵생물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그 종류가 수백 가지이고 돌연변이의 원인이 된다. 트랜스포존은 매클린톡(MCCLINTOCK/1951)이 옥수수 알갱이의 색깔이 불안정하게 나타나는 원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트랜스포존은 유전분석과 유전자조작에 유용하게 쓰인다. 유전자에 삽입된 트랜스포존을 ‘표지(marker)’로 이용하면 특정 유전자를 구별할 수 있다. 트랜스포존은 유전자조작에서 유전자운반체로 이용되고, 돌연변이를 ‘유기(인위적으로 일으킴)’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ㄷ. 플라스미드
박테리아 세포에는 기본염색체 1개(DNA 1분자) 이외에 크기가 다양한 ‘플라스미드(plasmid)’가 들어 있다. 플라스미드는 작은 고리 모양의 두 가닥 DNA로 항생제 및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 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쌍떡잎식물에 잘 감염(병원체인 미생물이 동물이나 식물의 몸 안에 들어가 증식하는 일)하여 식물 혹(tumor)을 형성하는 토양 박테리아의 Ti-플라스미드는 식물의 유전자조작에서 유전자운반체로 많이 사용된다.
ㄹ. 바이러스의 유전물질
바이러스는 ‘캡시드(capsid)’라고 하는 단백질 껍질 속에 유전물질(RNA 또는 DNA)이 들어 있다. 한 가닥 RNA로 된 ‘역전사 바이러스(retrovirus)’는 ‘역전사효소’를 가지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진핵세포에 감염하면 역전사효소를 이용하여 자신의 RNA로부터 DNA를 합성하고, 그 DNA를 숙주 염색체에 삽입하여 증식한다. 역전사효소는 ‘유전자은행’을 만드는 데 쓰인다.
2. 유전자의 복제와 발현
DNA는 스스로 복제됨으로써 유전정보를 정확하게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DNA의 유전정보는 RNA로 전사(DNA의 유전 정보가 일단 전령 RNA에 옮겨지는 과정)된 다음 리보솜에서 아미노산으로 번역(전령 RNA의 유전 정보를 해독하고, 암호에 대응하는 아미노산을 차례로 결합하여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되어 단백질이 합성되는데, 이를 ‘유전자발현’이라고 한다. 유전자발현에 의하여 합성된 단백질을 ‘유전자 산물’이라고 한다. 유전정보가 DNA에서 RNA를 거쳐(전사) 단백질로 합성(번역)된다는 것은 크릭(CRICK/1956)이 제안하였으며, 이를 ‘중심원리’라고 부른다.
ㄱ. DNA 복제
DNA의 복제는 두 가닥이 풀려지고 풀려진 각 가닥을 주형으로 상보적인 새 가닥이 합성됨으로써 똑같은 두 분자의 딸 DNA가 생기는데, 이를 ‘반보존적 복제’라고 한다.
DNA 복제에서 풀려진 한 가닥은 5’ -> 3’ 방향으로 복제되며, DNA 중합효소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효소가 관여한다. DNA 복제는 ‘프라이머(시발체)’가 있어야 시작되며, 이는 프리마아제효소가 주형 DNA를 복제해서 만든 짧은 한 가닥 핵산이다.
ㄴ. 유전자발현
a. 전사(RNA 합성)
‘전사(transcription)’는 RNA 중합효소가 DNA의 프로모터(promoter, 중합효소가 결합하는 특정 염기서열)에 결합함으로써 시작되며, DNA 두 가닥 중 한 가닥만이 전사되어 RNA를 합성한다. 진핵세포에서 1차 전사물은 스플라이싱(splicing) 등 가공과정을 거쳐서 완성된다. 스플라이싱은 RNA 전구체에서 ‘인트론(진핵생물의 DNA 속에서 단백질 합성의 유전 암호에 반영되지 않는 염기 배열. 고등 동물의 DNA에 널리 있다)’을 제거하고 ‘엑손(구조 유전자의 염기 순서 가운데 단백질 합성의 정보를 가진 부분)’만 연결되는 과정이다.
RNA에는 mRNA, tRNA, rRNA 등이 있으며, 이들의 합성에는 각기 다른 RNA 중합효소가 관여한다. ‘mRNA’는 유전정보의 전달체 기능을 수행하고, ‘tRNA’는 아미노산을 운반하며, 'rRNA’는 리보솜의 구성분이다.
DNA의 유전암호(triplet)는 mRNA로 전사되어 코돈(codon)을 만들고, mRNA의 코돈이 아미노산으로 ‘번역(단백질합성)’된다. 유전암호는 코돈으로 표시하는데, 이는 번역에 직접 참여하는 유전암호가 코돈이기 때문이다. 코돈의 종류는 64개로, 각 코돈은 거의 모든 생물종에서 같은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보편성을 가지나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b. 번역(단백질합성)
‘번역(translation)’은 리보솜에서 이루어지는데, mRNA의 코돈과 tRNA의 안티코돈(anticodon)이 상보적 결합하고 mRNA의 코돈이 아미노산으로 전환되어 단백질을 합성한다. 단백질합성에는 여러 가지 조절인자가 관여하고 에너지가 필요하다. 번역이 끝나면 합성된 단백질은 인산화(생체 분자가 인산 유도체로 되는 일. 또는 생체 분자를 인산 유도체로 만드는 반응. ATP에서부터 효소 반응에 의하여 인산기를 전달하는 것을 이른다) 등의 가공과정을 거쳐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원핵세포는 핵막이 없어 전사와 번역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진핵세포의 경우 전사는 핵에서, 번역은 세포질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 일어난다. 그래서 원핵세포(박테리아)는 진핵세포보다 증식이 빨리 이루어진다.
3. 유전자발현과 환경
한 개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는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며, 세포마다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세포는 필요할 때 필요한 유전자만 발현하도록 조절함으로써 특정 형질이 나타나게 된다.
세포는 환경의 변화를 신호로 인식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하여 유전자가 발현하며, 진핵세포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우선 세포질에 있는 ‘수용체’에서 외부 신호를 감지하고, 그다음에 수용체에 감지된 신호를 ‘신호전달계’가 ‘전사 조절단백질’에 전달한다. 그러면 전사 조절단백질이 핵으로 이동하여 DNA에 결합함으로써 ‘전사’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전사된 mRNA가 세포질로 나와 번역되어서 필요한 단백질이 생산되고, 그 단백질의 작용에 의하여 형질이 나타난다.
식물 병원균이 식물체에 침입하면 병원균의 분비물이 신호가 되고, ‘프로테인키나아제(단백질인산화효소)’ 등이 신호전달계로 작용한다. 그리고 저항성 식물은 저항성 유전자가 발현하여 독성단백질인 ‘피토알렉신’을 생성함으로써 병원체가 죽게 된다.
원핵세포(체세포 분열하는 뚜렷한 핵이나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세포. 핵과 세포질 사이를 구분하는 핵막이 없으며 모든 세균류와 남조식물을 구성한다)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유전자 세트를 발현한다. 콩과식물과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고등 식물의 뿌리에 공생하여 유리 질소를 고정하는 박테리아. 리조비움 속에 속하는 산소성 박테리아로 식물체로부터 탄수화물 따위를 흡수하여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체에 준다)는 식물 뿌리가 분비하는 ‘플라본’을 신호로 감지하여 10여 종의 유전자 세트(nod regulon)를 발현시킴으로써 ‘뿌리혹 착생(nodulation)’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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