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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학 공부

73. 버날리제이션(춘화, 춘화처리)(2)

by 잡학농부 2022. 10. 7.

- 버날리제이션(춘화, 춘화처리)(2)

 

- 버날리제이션(춘화처리)이란 다음과 같다(2).

 

- 이춘화와 재춘화

저온버날리제이션에서 고온은 버날리제이션효과를 감쇄한다. 밀에서 8시간의 0~5℃ 처리와 16시간의 25~30℃ 처리를 조합해서 계속 처리하면 저온처리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밀에서 저온버날리제이션을 실시한 직후에 35 정도의 고온처리를 하면 버날리제이션효과를 상실하며,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작물에서도 인정되는데, 이를 ‘이춘화’라고 한다.

 

저온처리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춘화하기가 힘들어지며, 어느 기간이 지나면(가을호밀에서는 8주일 이상의 저온처리) 고온조건을 주어도 이춘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버날리제이션효과의 정착’이라고 한다.

 

가을호밀에서는 이춘화 후에 다시 저온처리를 하면 다시 완전한 버날리제이션이 되는데, 이를 ‘재춘화’라고 한다. 재춘화는 춘화와 평행적이며, 춘화 · 이춘화 · 재춘화의 현상은 버날리제이션의 가역상(물질의 상태가 한 번 바뀐 다음 다시 본디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바탕)을 표시하는 것이다.

 

- 식물생장조절제와 버날리제이션

국화과 · 배추과(십자화과 · 볏과) 등 여러 과의 저온요구식물을 버날리제이션처리를 하지 않고 장일조건에서 재배하면서 지베렐린처리를 하면 그 가운데서 많은 식물의 화성(꽃을 피우게 하는 성질)이 유도되는데, 이러한 경우를 지베렐린의 버날리제이션 대체효과라고 한다. 밀 · 호밀 · 유채 등의 추파형은 춘파형보다 지베렐린 함량이 낮지만, 저온처리 중에 그 함량이 높아져서 온도유도가 끝나면 춘파형과 같은 수준의 함량으로 된다.

 

지베렐린과 마찬가지로 옥신도 완두 일종의 종자를 NAA용액(합성 옥신 가운데 하나. 인돌아세트산과 거의 같지만 안정성이 높아서 발근을 촉진하거나 단위 결실을 유도하는 데 쓴다)에 침지하면 화성이 촉진되고, 가을보리에 옥신을 주입하면 착화수가 증대하였다. 시금치에서도 종자를 1ppm의 NAA용액에 침지하고 저온처리를 하면 화아분화(식물이 생육하는 도중에 식물체의 영양 조건, 기간, 기온, 일조 시간 따위의 필요 조건이 다 차서 꽃눈을 형성하는 일) · 추대(식물의 꽃줄기가 신장하는 현상) · 개화가 모두 앞당겨졌다고 한다(그러나 농도 10ppm은 오히려 억제되었음). 이 밖에도 옥신처리와 저온처리를 겸할 때 화아분화가 더욱 촉진된다는 보고들이 많다.

 

이와 같이 화학물질의 처리로 버날리제이션의 효과가 완전히 대체되거나 또는 크게 보강되는 것을 ‘화학적 춘화’라고 한다. 지베렐린, IAA, IBA, β-naphthoxyacetic acid, 2,4-dichlorophenoxyacetic acid 등이 화학적 춘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아마(아마과의 한해살이풀)는 저온처리 후에 NAA, IBA(식물 호르몬의 하나이다. 발근 촉진 작용이 있다)를 처리하면 버날리제이션의 효과가 감쇄된다. 완두의 왜생종(키가 작은 품종) 또는 잠두에서는 저온처리 후의 어린 식물에 지베렐린을 가용하면 버날리제이션효과가 소실된다. 이와 같이 화학물질의 처리에 의하여 버날리제이션효과가 소실 또는 감쇄되는 것을 ‘화학적 이춘화’라고 한다.

 

- 분얼 및 등숙종자와 버날리제이션

영년생(식물이 여러 해를 생존하는 일. 또는 그런 식물)의 한지형 목초의 대부분은 저온과 장일조건에서 출수(벼, 보리 따위의 이삭이 팸. 또는 그런 일)하며, 대체로 봄철 장일기에 출수한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까지 분얼하여 겨울철 저온을 경과한 분얼(화본과 식물 줄기의 밑동에 있는 마디에서 곁눈이 발육하여 줄기, 잎을 형성하는 일)만이 출수하고, 봄철에 출현한 분얼은 저온을 경과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출수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밀에서는 한번 춘화되면 새로이 발생하는 분얼이 직접 저온을 만나지 않아도 춘화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등숙(벼, 보리 따위의 곡식이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여문 것) 중의 종자에 저온처리를 하여도 버날리제이션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등숙 중의 온도에 차이가 있는 지방에서 채종(좋은 씨앗을 골라서 받음)된 종자는 그 뒤의 생육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채종지로서의 한 가지 조건이 된다. 그러나 버날리제이션이 된 종자가 건조하면 그 효과가 감소되고, 약 20주일 후에는 효과가 완전히 소멸되는 경우가 많다.

 

- 버날리제이션의 기구

1. 감응부위

저온처리의 감응부위는 생장점이다. 가을호밀의 배(다세포 생물의 발생 초기의, 아직 개체로서 생활할 수 없는 것)를 따로 분리하여 저온처리해도 당분과 산소를 공급하면 버날리제이션효과가 발생한다. 밀에서 생장점 이외의 기관을 저온처리하면 버날리제이션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2. 감응의 전달

저온처리의 감응은 불이행적(다른 상태로 옮아가지 않음)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가을밀에서 처리된 배의 종반분과 처리되지 않은 배의 종반분을 접착한 결과 저온처리의 감응이 이행(다른 상태로 옮아감)하지 않았고, 무에서 접목시험을 한 결과에서도 역시 저온처리의 감응이 접목부를 통하여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저온처리를 받은 생장점의 감응은 감응된 생장점 분열조직의 세포원형질이 세포분열로 증식되는 세포에 감응이 전달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이를 생장점의 ‘질적 변화설(또는 원형질 변화설)’이라고 한다.

 

한편, 저온처리의 감응이 이행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MELCHERS는 개화에 저온과 장일이 필요한 2년생 사리풀에서 저온처리한 식물의 가지를 저온처리하지 않은 다른 식물에 접목한 결과 저온처리의 감응이 이행적이었다고 한다. CHOLODNY는 저온처리를 하면 다량의 호르몬인 ‘블라스타닌’이 배유에서 배로 이동 · 집적되어 발육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이를 ‘호르몬설’이라고 한다.

 

- 버날리제이션의 농업적 이용

1. 수량증대

추파맥류나 추파유채 등을 버날리제이션해서 춘파하면 춘파형 지대에서도 추파형의 재배가 가능하고 수량도 증대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기대한 바와 같은 수량의 증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벼의 최아종자(파종 전에 인위적으로 싹을 약간 틔워 놓은 종자. 발아 촉진과 발아 후 생육을 촉진할 목적으로 이용한다)를 9~10℃에 35일간 보관하였다가 파종하여 재배함으로써 불량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높아지고 증수(거두어들이는 수량이 늘어남)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2. 대파

추파맥류가 동사하였을 때 버날리제이션을 해서 봄에 대파(오랜 가뭄이나 홍수 따위로 인하여 씨 뿌릴 시기를 놓쳐 심으려고 한 곡식을 심지 못하고 대신 다른 곡식의 씨앗을 뿌리는 일)할 수 있다. 그러나 춘파맥류를 대파하는 것보다 작업이 번잡하고, 또 결과도 우량하지 못하다.

 

3. 촉성재배

딸기는 화아분화에 저온이 필요하며, 겨울에 출하할 수 있는 촉성재배(온실, 온상, 비닐하우스 따위를 사용하여 자연 상태로 자라는 것보다 빨리 자라게 하는 재배 방법)를 하려면 딸기모를 여름철에 냉장하여 화아분화를 유도해야 한다. 꽃에서도 종구(구근 식물의 번식을 위하여 심는 구근. 목자, 자구, 주아 따위가 많이 이용된다)를 버날리제이션하여 개화기를 앞당기는 경우가 있다.

 

4. 채종

월동채소 등에서는 버날리제이션을 해서 춘파해도 추대 및 결실하므로 채종에 이용 될 수 있다.

 

5. 육종에의 이용

맥류에서는 버날리제이션을 해서 파종하고 보온과 장일조건을 줌으로써 1년에 2세대를 재배할 수 있어 육종상의 세대단축에 이용된다. 사탕무 등에서는 계통들을 약간 버날리제이션해서 파종하여 추대하기 쉽게 함으로써 추대성이 높은 계통을 쉽게 도태(여럿 중에서 불필요하거나 부적당한 것을 줄여 없앰)할 수 있다.

 

6. 종 또는 품종의 감정

라이그래스류의 경우 종자를 3~24주일 동안 버날리제이션을 한 다음 발아율을 보고 종 또는 품종을 구분한다고 한다.

 

7. 재배법의 개선

맥류에서는 버날리제이션의 이론에 의하여 추파성의 본질을 밝혔다. 추파성 정도가 높은 품종은 조파(씨를 제철보다 일찍 뿌림. 또는 그 일)를 해도 안전하며, 또 조파를 해야 유효분얼(쭉정이가 아니라 이삭이 나와 열매를 맺는 경엽부)이 많아져서 증수하고 성숙도 앞당길 수 있고, 추파성 정도가 낮은 품종은 조파를 하면 월동 전에 생식생장이 유도되어 월동 중 동사의 위험성이 있어 비교적 만파(씨를 늦게 뿌림)를 하는 것이 안전하며, 만파를 해도 성숙이 늦지 않다는 사실 등이 밝혀져서 재배법 개량에 응용되고 있다.

 

온욕법 : MOLISCH는 11월에 개나리를 꺾어서 30℃의 온탕에 9~12시간 담갔다가 따뜻한 곳에 보관함으로써 개화를 유도하는 데 성공하였는데, 이를 ‘온욕법’이라고 하였다. 온욕법은 버날리제이션과는 성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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